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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Reincarnation

SIDE EFFECT 본문

Project Reincarnation

SIDE EFFECT

Writer-C 2025. 12. 10. 20:11

(←이전 이야기)
 
 

메모리움 내부의 풍경이 어둡고 푸르다. 심해 속으로 떨어진 것만 같다. 물방울의 표면장력처럼 응어리지고 있던 기록이 툭, 하고 터지듯 번진다. 세라 내면의 격류 속에서 떠오르고 사라졌던 수많은 프레임이, 이번에는 규칙적인 배열로 늘어선다. 가상 도시의 중앙에서 루카가, 마치 데이터의 심층부에서 떠 있는 듯한 모습으로 존재한다. 손끝이 움직일 때마다 프레임들이 미세하게 떨리며 열린다.
「시스템 접근 권한 확인. 비보안 기록 열람.」
루카는 작게 숨을 들이마셨다.
“이건 자발적 기록이 아니야.”

세라의 과거가 재생된다. 세라가 했던 말들, 가족사, 시술실, 화이트노이즈로 가려진 기록. 이 모든 것이 편집되지 않은 원본 스트림으로 다시 흐르기 시작한다. 루카는 그것을 조용히 바라봤다.
세라의 목소리는 잔향처럼 이 공간 전체를 감싸며 아주 작게 울린다.
「영원히 남는다는 걸 바라지 않은 사람에게, 기록은—」
폭력.
거의 속삭이는 톤으로, 루카가 이어지는 말을 뱉는다.
“그래. 그런 표정이었지.”
루카는 세라의 결연하고도 슬픈 얼굴을 떠올린다. 루카가 손을 허공에 올리자 세라의 기록을 재생하던 프레임이 하나씩 분해된다. 텍스트, 음성 파동, 영상 픽셀, 생체 반응 데이터까지. 그 모든 층위가 우주의 별처럼 흩어진다. 루카는 그것을 만지듯 훑는다.
“이 정도의 정서 잔류라면......”
루카는 의문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조금 고개를 든다. 삭제 시술은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그런데 왜 기억의 골조가 다시 재구성되는 걸까.

프레임이 다시 스스로 결합하려 한다. 루카는 한 번 막지만, 곧 자연스럽게 복원되기 시작한다.
루카는 깨닫는다. 메모리움 내부로 연결되는 강력한 앵커가, 세라를 발원지로 하고 있다.
“이럴 수가......”
이런 식의 강한 연결이라니. 세라의 괴로운 기억의 고동이 다시 강해진다. 가족의 이름이 기록에서 지워졌던 건, 오히려 되새기는 순간의 트리거가 되어 상처를 더 단단히 되살렸겠지. 종종 발생하는, 이 도시의 오류이자 기억 삭제 시술의 부작용이기도 했다.

루카는 세라의 장면 중 가장 짧고 고통스러운 순간을 멈춘다.
사고가 난 순간, 어린 세라가 엄마를 부르는 장면. 그 앞에서 루카는 아무런 말도 덧붙일 수 없다.
기억은 지키기 위해 만드는 것이 아니다. 살아남기 위해, 그리고 누군가를 잃지 않기 위해 붙잡는 것이다. 루카의 표정에 작은 균열이 생긴다. 아주 미세한 슬픔이 깃든다. 어쩌면 기억은 너무 쉽게 무기가 되어버린다. 티인을 죽이고, 스스로를 죽인다.

조용히, 프레임 하나가 루카의 허락 없이 깜빡인다. 에코의 파동이다. 세라의 기록에서 방출된 정서 잔류값을 아카이브가 스스로 연결해버린 것이다.
파동이 소리도 없이 메아리처럼 번진다.
“기다려. 그건 너에게 주려고 한 게 아니야.”
그러나 에코는 이미 반응해버렸다. 세라의 잊힌 기억에서 뽑아낸 불안의 이미지가 프레임 내부에서 희미하게 형태를 만든다. 루카는 이마를 짚으며 얼굴을 찡그린다.
“역시. 기록 과잉이 또 오류를 만들어내는구나.
루카는 기록을 천천히 닫는다. 모든 프레임이 사그라든다.
“세라. 네가 왜 기록을 미워하는지 조금은 이해했다. 그래서 나는 네가 이곳에 오는 걸 막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루카 주변의 빛이 조금 흔들린다.
기억은 고통을 준다. 하지만 루카가 생각하기에, 세라와 같은 사람에게 기록은 여전히 필요하다. 삭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제대로 된 장례를 치르기 위해서. 그 결과를 이 세상에 내보이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 수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서.

 

 

(다음 이야기→)

 

__

스토리텔러 : 조현규

해당 페이지의 저작물에 대한 모든 권리는 스토리텔러 조현규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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