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Reincarnation
LUKA AFTER 본문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루카는 이제 스스로를 메모리움의 관리자라고 지칭하지 않는다. 지금의 루카는 다만, 기록이 남기고 간 흔적 앞에서 질문을 멈추지 않는 사람일 뿐이다.
메모리움은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 그러나 예전처럼 무차별적으로 수집하지 않는다. 모든 기록은 하나의 질문을 통과해야 한다. 이 기억은 남기를 원했는가. 그리고 이 기억을 감당할 사람은 누구인가. 이 질문은 자동화할 수 없었다.
그래서 루카는 설계를 바꿨다. 기억은 데이터가 아니라, 관계가 되었다. 세라는 그 변화의 중심에 있었다. 그녀는 여전히 사이버 장의사로 불린다. 그러나 이제 그 말에는 멸칭도, 농담도 섞이지 않는다.
사람들은 안다. 어떤 기억은 묻히지 않으면 산 사람을 끝없이 끌어당긴다는 걸. 시간이 흐른 지금, 세라는 더 이상 기록을 지우는 사람으로 불리지 않는다. 그녀는 기억의 형태를 설계하는 사람이다.
기억은 삭제되지 않는다. 대신 밀도가 조절되고, 접근이 제한되며, 반복 재생을 멈춘다. 누군가에게는 추모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침묵이 된다. 그 균형을 잡는 일은 기술이 아니라 감각의 문제였다. 세라는 그것을 알고 있었다. 아마도 누구보다 먼저.
루카는 여전히 매일 밤 질문을 기록한다. 무엇을 남겼는가. 무엇을 남기지 않았는가. 그리고 그 선택으로 누가 덜 아프게 되었는가. 그는 더 이상 기록이 세상을 바꾼다고 말하지 않는다. 대신 이렇게 말한다. 기록은 방향을 바꿀 수 있을 뿐이다. 그 방향을 걷는 건 언제나 사람이다.

메모리움의 가장 깊은 곳에는 여전히 ‘기억의 무덤’이 있다. 그곳은 닫히지 않았다. 다만, 이제는 넘쳐흐르지 않는다. 세라와 루카는 그 공간을 봉인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망각은 강요될 수 없고, 기억 역시 강요될 수 없다는 걸 이미 배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에코는 여전히 그곳에 있다. 이제 에코는 관리자도, 오류도 아니다. 그는 기록과 인간 사이의 마지막 완충층이다. 울림이 너무 커질 때, 에코는 그것을 흡수하고, 이름을 붙이지 않은 채 잠재운다. 루카는 지금도 가끔 묻는다. 이 모든 선택이 옳았는지. 에코는 늘 같은 방식으로 대답한다. 아니, 대답하지 않는다. 에코는 단지 하나의 문장을 남긴다.
“기억은 남았고, 고통은 더 이상 혼자가 아니다.”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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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러 : 조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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