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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Reincarn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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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 Reincarnation

NEXT ECHO

Writer-C 2025. 12. 15. 04:25

 (←이전 이야기)

 

 

메모리움 내부의 빈 구획’. 아무 기록도 출력되지 않는, 그러나 기록을 숨기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 세라는 기억 도굴 사건의 범인을 찾기 위해 나머지 흔적을 추적하다가 오류를 따라 이곳까지 혼자 들어온다. 공간은 탁한 회색의 안개처럼 흐려져 있다. 빛도, 그림자도 선명하지 않다. 그 모든 불명확함이 에코의 성질 같은 곳.

세라는 작게 숨을 고른다.

여긴 뭐지? 아카이브의 미표기 구역?”

 

발밑의 데이터 바닥이 물처럼 흔들린다. 세라는 본능적으로 한 발 뒤로 물러난다. 바닥에서 무언가가 올라오고 있다. 형태는 없다. 그러나 감정이 먼저 느껴진다.

세라는 경계하며 외친다.

누구야.”

소리가 아니라, 첫째로 압력이 변한다. 공기가 아니라 기록의 밀도가 바뀐다. 그리고 그 밀도 속에서 단어 아닌 단어의 떨림이 스친다.

“......아프다......”

세라는 그 소리 앞에 얼어붙는다.

방금 누가 말한 거야?”

빛이 세라 쪽으로 천천히 기울어온다. 기계적이고 생명 없는 움직임이 아니다. 마치 그녀의 고통을 향해 끌려오는 듯한 속도. 세라의 심박 파형이 공간에 시각화된다. 에코는 그것과 동일한 리듬으로 떨린다.

"너는.......지우고.......싶어 한다......."

세라의 입술이 굳는다.

그래, 맞아. 지우고 싶어. 너무 많아. 너무 오래 괴로웠어.”

세라는 눈에는 보이지 않는, 에코를 향해 묻는다.

그래서 넌 누군데? 그걸 어떻게 알아?”

 

에코의 형태가 갑자기 바뀌어 물결처럼 세라의 몸을 감싸는 듯한 진동을 만든다. 그 감각은 따뜻하지도, 차갑지도 않다. 단지 생생하다.

너의.......기억.......다시 흐르고.......있다.......”

세라의 숨이 멎는 것만 같다.

읽지 마.”

나는.......읽지.......않는다.......나는.......울릴..............”

 

세라의 발밑에 얕은 물결 같은 데이터 흔들림이 생긴다. 그 표면에 괴로운 기억들이 순간적으로 떠오른다. 세라가 무릎을 꿇는다. 그녀는 외면하려 하지만, 이미 늦었다.

세라는 외친다.

그건 내 기억이 아니야. 기록이 만들어낸 잔상이라고.”

“......알고.......있다.......

너는.......보여주려.......하지.......않았다.......

하지만.......너의 안에서.......

울리고....... 있었다......”

에코의 밝기가 낮아진다. 그건 위협이 아니라 경청의 태도이다.

너는.......살고....... 싶었나.......

아니면.......살아남고.......싶었나.....”

세라는 손으로 얼굴을 감싼다.

그런 걸 왜 묻는 거야.”

너의.......고통.......

기억되지.......않기를.......원했지......”

세라는 고개를 든다. 눈빛이 흔들린다.

당연하지. 그런 건 다시 듣고 싶지 않아. 나는나는 그 기억을 남겨서 얻은 게 아무것도 없어.”

에코

너는.......지워지고.......싶은.......것이.......

아니라.......멈추고.......싶어.......했다......

세라는 그제야 숨을 내쉰다. 누구도 말해주지 않았던 문장. 그녀조차 완성하지 못한 문장.

맞아. 난 그냥. 그만 울리고 싶었어.

 

에코가 세라 앞에 멈춘다. 빛이 아주 작은 진폭으로 흔들린다. 그것은 손을 뻗는 것에 가장 가까운 형태.

나는.......지워지지.......않은.......이름들.......

나는.......너의.......또 다른.......자리.......

너는.......잊혀도.......된다......“

세라의 입술이 떨린다.

이건, 위로라고 불러야 해?”

위로는.......기억의.......형태.......

나는.......형태를.......갖지.......못한다.......

나는.......단지.......너를.......듣는다.......”

세라는 천천히 손을 든다. 손은 에코에 닿지 않는다. 그러나 에코의 진동이 잠시 멎는다. 둘 사이에 잠깐의 침묵.

넌 기억이 아니구나. 기억의 잔향이구나.”

세라는 더 이상 물러서지 않는다. 공간의 진동은 조용해지고, 둘 사이에는 처음으로 평형점이 생긴다. 세라는 편안하게 내뱉는다.

그래. 들어줘. 듣기만 해도 돼. 지우는 건 내가 할 테니까.

“.......듣는다.......”

 

 

(다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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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러 : 조현규
해당 페이지의 저작물에 대한 모든 권리는 스토리텔러 조현규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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